[랩뷔/슙민] 적도(赤道) 4-1. 슙민 외전 1: 그들의 Pre-story (썰)
ㅡ윤기가 태태를 만나기 전,
짐니와 사귀던 때부터
짐니를 떠나기까지 뒷 이야기ㅡ
슘민이들은 잘 사귀고 있던 차에 권태기가 옴. 근데 예전에 지민이에게 먼저 권태기가 왔었음. 그때 짐니는 여러 사람들이랑 만나며 융기랑 다른 사람들을 저울질 했었고 그런 일 때문에 윤기는 많이 상처받았지만 지민이를 놓을 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견딤. 짐니가 방황하던 시기가 꽤 길었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짐니가 항상 집에 돌아온다는 거. 다른 사람을 만나도 결국엔 돌아온다는 거. 그걸로 안심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그렇게라도 짐니를 믿고 싶었음.
그런 윤기를 보며 처음엔 한심하기도 하고 이런데도 떠나가질 않으니 자기는 평생 윤기한테 잡혀사는 게 아닐까 벗어날 수 없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며 숨이 막혔던 지민이임. 그치만 만나던 다른 사람이 떠나간 사이사이로 그동안 만나왔던 윤기가 생각나는 게 사실임. 짐니는 그게 자신이 윤기만 만나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더 많은 사람과 연을 맺어보지만 그래도 윤기가 잊혀지질 않음.
끊어내질 못하는 고리를 빙빙 돌던 짐니가 이제 강제로라도 끊어내려고 윤기 보라고 일부러 윤기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서 다른 사람을 만났음. 윤기는 그렁 짐니를 보고 진짜 상처와 충격을 받았음. 어릴 때부터 봤던 짐니가 저렇게 변한 것, 그것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단 것, 그리고 현재의 짐니가 저런 아이란 게 복합적으로 윤기에겐 충격이었고 슬픔이었음.
윤기는 다른 사람 품에 안겨있는 짐니와 눈이 마주치고 처음으로 짐니 앞에서 눈물을 보임. 그대로 나간 윤기는 다시는 짐니와 절대로 한 집에 살지 않음.
한편 윤기의 눈물을 처음 본 짐니는 너무 당황스러움. 윤기가 울었다는 사실이. 짐니는 그때부터 너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함. 윤기가 울었다는 게 자기한테 엄청난 충격인 것도 짐니 자신에게 충격이었음. 이제 아무 관계도 아니고 싶던 사람의 눈물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때부터 짐니는 조금씩 윤기에게 돌아감. 그치만 그때부터 윤기는 조금씩 엇나가고 있었음. 분명히 눈을 맞췄음에도 보여주듯 허리를 흔들던 짐니만 생각하면 차갑게 식은 분노가 끓어오르던 윤기. 자기만 알고 있던 짐니 그 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줬다는 게 그렇게 화가 난다는 걸 윤기는 처음 알았음. 그때 마주친 게 태태임.
매일매일 짐니를 데리러가던 윤기는 이제 태태를 데리러 감. 근데 짐니는 그걸 모르다가 어느 날부터 윤기가 데리러 오지 않으니까 그게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음. 그래서 어느 날엔 나 안 데리러 와..? 하고 보냈는데 윤기한테선 문자에 대한 답도 없음. 그랗게 혼자 지민이는 집으로 가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윤기가 누구를 데리러가고 있었는지를 보게 된 거임.
선방을 날린 지민이었지만 윤기는 지민이를 상대할 하등의 가치를 못 느끼고 돌아섬. 그런 변한 윤기의 모습에 문득 짐니는 두려워짐. 저대로 그냥 끝일까봐. 쫓아가고 싶은데 자기가 한 게 있으니까 윤기가 화를 내서 자기가 더 상처 받을까봐 못 쫓아가고 무서워서 멈춤.
짐니는 옆에 있던 태태를 기억하고 물어물어 태태를 찾아감. 그리고 태태랑 얘기하다 윤기의 오해를 삼. 진짜 아니었지만 윤기는 들어줄 생각이 없어보였음. 근데 그날 밤 술에 취한 윤기가 짐니를 찾아옴.
'우리 다시 시작해 볼래…?'
짐니는 윤기에게 고마워서 펑펑 욺. 그치만 윤기는 그게 태형의 부탁이기에 한 번 시도해 보는 것 뿐임.
그리고 그건 다시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서 여실히 드러남. 예전과는 달리 그리 지민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윤기가 느껴짐. 오히려 차가울 정도. 짐니는 그게 너무 슬픈데 만약 그걸 말로 꺼냈다가 뒤도 돌아볼 수 없을 만큼 멀어져 버릴까봐 그냥 숨죽여 울기만 함.
그해 겨울의 어느 날은 두 사람의 큰 기념일이었음. 사귀기 시작한 날. 근데 윤기는 사실 기념일이 오는 걸 깨닫고 있는 자신 자체가 싫었음. 뭔가 이미 습관이 된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그날 언제 만나자, 하고 얘기하는 짐니에게 그러든지, 하고 맒.
당일이 되어도 윤기는 스트레스일 뿐임. 짐니와 만나는 게 큰 짐이 된 느낌. 만나서 뭘 해야 하지? 6주년 행사? 박지민 성인 축하 파티? 다 싫었음. 하필 비도 오는 우울한 날에. 윤기는 그냥 술이나 마시고 잊고 싶었음. 심하게 말하면 이런 비 오는 날에 지민이 같은 건 만나기가 싫었던 거임.
술 퍼마시고 일어나니 새벽 5시였음. 물을 마시고 싶어서 눈을 떴는데 새벽 다섯 시. 찔리는 윤기는 핸드폰을 열어 봄. 역시나 짐니의 부재중 전화가 떠 있음. 세 통. 세 통뿐이었음. 역시 별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간 거임.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웃었는데 카톡이 2~30개가 들어와 있음. 그 중에 5개 정도가 남준이 거였고, 나머진 짐니였음.
<나 도착했는데 슈가슈가 어디야?>
<오늘 어디 갈지 뭐 먹을지 이 지미니에게 맡겨주세요! 오늘은 이 박짐니가 책임집니다!>
<비 오니까 조심해서 따뜻하게 나와요>
<무슨 일 있어? 왜 답이 없어 >
<형 무슨 일 있어? 사고라도 난 거야? 나 무서워>
<연락이 왜 안 돼>
<전화 좀 받아 제발>
<나 아직 기다리고 있어>
<형은 그때처럼 와줄까?>
<그땐 와줄 것 같았는데 오늘은 모르겠어>
<와줬으면 좋겠다>
<그날처럼>
<나 이제 갈게 미안해>
<바보같이 내가>
<미안해>
마지막 메시지는 밤 9시경이었고 윤기는 자신이 들어오던 밤 11시경에도 길이 축축하게 얼어있던 게 기억이 남.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렸던 게 기억이 남. 근데 바깥에서 8시간을 기다렸다니 이게 미쳤나 싶어서 전화를 하니 태태가 받아 화를 냄. 그래서 남준에게 전화를 하니 남주니는 아무 말 없이 병원을 알려줌.
병원에 가니 폐렴이라 했다면서 열이 높아 해열제를 맞고 상태 좀 안정되면 일반 병실로 옮기기로 했다고 남주니가 일러줌. 고개를 끄덕이는데 남준이가 급한 숨을 돌리려 털썩 주저앉은 윤기한테
'니네 이제 끝난 거냐.'
하고 물어봄. 윤기는 할 말이 없음. 자기도 이제 뭔지 모르겠음. 짐니에 대한 건 생각하기도 싫은데 이게 끝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본인도 확실하질 않음. 윤기가 말이 없으니까 남준이가 한숨을 쉬더니
'쉽지가 않네… 아무도.'
하고 말함. 뭔지 몰라도 윤기도 그렇다고 생각해 고개만 끄덕임. 근데 태태가 얼마 후 달려와 윤기에게 뭐라 하고 윤기는 그런 태태 때문에 더 힘듦. 힘듦을 말하고 공유할 상대가 없음. 자신의 마음은 자신만 아는 듯한 느낌.
태태랑 남준이는 떠나고 다음 날 눈을 뜬 짐니가 윤기를 보고 눈에 눈물이 맺혀서 또르륵 떨어뜨림. 기운이 없는 손으로 쉰 목소리로 형… 하고 부르며 손을 잡아달라 내밂. 윤기는 그런 짐니를 보며 죄책감이 너무 커서 지민이의 손만 잡고 시선을 피함. 눈을 맞출 수가 없음. 근데 지민이는 그런 윤기의 시선을 찾아 맞추고 배시시 웃음.
'눈 뜨고… 형이 있어서… 좋아요….'
하고. 짐니가 형이라고 부르는 것, 그리고 존댓말을 쓰기 시작한 갓에 윤기는 이질감을 느낌. 언제 마지막으로 존댓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음. 가끔 애교로 하기는 했지만 지금 같은 타이밍은 아님.
윤기는 죄책감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음. 짐니가 다시 좋아진 건 아님. 부담감은 있지만 하얗게 부르튼 입술과 잔뜩 쉰 목소리의 짐니를 보면서 외면할 수가 없음. 그게 다 죄책감이라.
윤기는 묵묵히 짐니가 퇴원할 때까지 옆자리를 지킴. 짐니 또한 별말 하지 않음.
마지막 날. 퇴원 수속을 대신 밟아준 윤기가 서류를 들고 병실로 돌아오니 옷을 다 갈아입은 짐니가 침대에 앉아있음. 창가에 침대가 있었던 터라 짐니 뒤로 겨울 햇살이 쏟아짐.
'형.'
'…어.'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제… 형이 가고 싶은 대로 가도 돼요….'
'…….'
'원랜 계속 계속 아프고 싶을 만큼 좋았는데… 그럼 형이 힘들잖아요. 형이 힘든 건 난 싫은 거 같아요…. 이제 난 안 아프니까… 형도 아프지 말아요. 우리 서로 아프지 않은 거 해요….'
근데 그런 말을 하는 지민이 눈이 젖어있음. 윤기는 그런 짐니의 모습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음. 멍한 윤기의 옆으로 가방을 가지고 짐니가 침대에서 내려와 윤기의 앞에 섬.
'나… 형이랑 했던 모든 것들 잊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근데 이건 내가 지우는 속도가 느려서 그러니까… 그런 건 어쩔 수 없잖아요.'
'…….'
'다 지우고… 내 안에 친했던 윤기 형만 남으면… 우리 그때 만나요. 그 전엔 형을 보면 내가 너무… 아플 것 같아요. 우리 웃으면서… 나중에, 나아아아중에 꼭 만나요.'
'…….'
'근데… 나 형아 지울 수 있을까요…?'
지민이 웃음. 그러면서 올라간 볼에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떨어져내림. 지민이가 고개를 숙이면서 윤기 옆을 지나쳐감. 혼자 병실에 남은 윤기는 멍하니 한참을 서 있었음.
+)
지민이 테마곡 - 이소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난 저 별에게 다짐했어
내 모든 걸 다 걸겠어
끝도 없는 사랑을 보여주겠어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걸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오
그렇게 싫어해 날
+)
핸드폰으로 퐁퐁 치던 거라 오타 많아서
오타 고치느라 고쳤는데 남아있을지도 모름메.
원랜 이것도 쓰려고 했는데
기 빨릴 것 같아서 FAIL ㅠㅠㅠㅠㅠ
이거 어딘가에 본문이랑 안 맞는 오류가 있는데
나중에 언젠가 수정하겠슴
+) 늦게 올렸지만 내용 상 4편 뒤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