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랩뷔단편 (2)
외딴 섬 같은 나도
※ 수위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를 만나는 3년 동안, 내가 그를 만난다는 사실이 아마도 고향 집에까지 퍼진 모양이었다. * 생각지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 부모님과 지속적으로 연락해 왔고 편지와 물건 등을 전달하러 고향집과 나의 집을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그를 눈치 채지 못했을 리도 없었다. 나는 근래에 그만큼 숨기지 않고 그를 만났다. 그와 있는 것이 당연했고 함께 있는 것에 익숙했다. 그에 대한 마음은 다른 색으로 변해갈 뿐 조금도 빛바래지 않았다. 그것이 나조차 신기할 만큼. 문제는 집에서 소식을 들은 아버님이 펄쩍 뛰셨다며, 결혼 자리를 알아봐 놓았다고 당장 집으로 올라오라 하시는 것이었다. 아침에 인편으로 온 편지엔 구구절절이 아버님의 분노의 크기와 행동과, 어머님의 절망과 슬픔, 눈물, 그리고..
[랩뷔] 나비 1.w.몽블랑 나는 강가에 홀로 서 있었다.칼바람이 불던 어느 한 겨울의 밤, 나는 그녀를 버렸고 그는 나를 버렸다. * 그는 기생이었다. 남자 기생이라고 하면 흔하지도 않을 것이며, 같은 남자가 그를 부른다는 건 더 이상하기도 했다. 내가 세상의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었다. 사실 그를 보기 전까지 나는 남자 기생의 존재조차 몰랐다. 아마 그렇게 주욱 살다 죽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946년 가을, 그날의 오후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자 요정(料亭)에 간 게 아니었다. 결벽증이 있던 나에게 누군가와 있는다는 게 그렇게 편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도 적어졌고 나도 모르게 혼자 있는 것을 즐기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커피를 마시며 혼자 글을 쓰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