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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 같은 나도
(253kb) 2015. 10. 14 - 2015. 11. 21. 조직물 / 형사물. 처음엔 일드 도쿄dogs를 보다가 저거 재밌겠다, 해서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아마 비슷한 부분도 비슷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거예요. 드라마는 보다 말아서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드라마 너무 쫓아갈까봐 3화까지 보고 안 봤나 그렇거든요ㅠㅠ 이제 다시 볼 수 있을 듯ㅋㅋㅋ 이거 쓰면서 하도 여러 가지에 다시 발려서 (예를 들어 화양연화 pt.1 컨셉포토라든지, 컨셉포토라거나, 컨셉포토 같은 것들..) 좋았습니다ㅠㅠㅠ
※수위 있습니다. 모텔 입구에서 만난 네 사람 모두 그런 듯한 얼굴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 싸운 윤기와 태형, 그리고 내심 기대 중인 얼굴의 정국과 그런 정국의 옷을 붙든 채 울 것 같은 지민까지. 서로 인연이 아닌 사람들끼리 모였다는 게 우습다는 얼굴. 윤기와 태형은 벌써 7년 차 커플이었다. 서로 볼 만큼 봤고 지겨울 법도 하다 했지만 태형이 덜컥 클럽에서 만난 정국과 스와핑 약속을 하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윤기는, 도착지도 모르고 운전을 하다가 모텔에 도착해서야 사실을 알았다. ‘오늘 우리 스와핑 할 거야.’ 태형의 이 말에 ‘…뭐?’ 하더니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핸드 브레이크를 올린 윤기가 욕을 지껄였다. “오랜만에 모텔 오자더니 스와핑? 너 나랑 장난하냐? 네가 제정신이 박힌 새끼면 나한테 이..
적도 11.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막상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도 우리는 변하는 게 없었다. 어쩌면 쉽사리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할 지도 몰랐다. 형도 나도 서로의 부모님을 생각에서 배제할 수는 없었다. 오후 시간, TV에 눈을 고정한 채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는 좀 더 편하게 눕고 싶어 뒹구르르 굴러 바닥 러그 위로 자리를 옮겨 누웠고, 소파에 있던 형도 어느 샌가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겨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 형을 향해 돌아누우니 눈앞에 형의 가슴께가 보여 고개를 들었다. 한쪽 팔을 머리에 괴고 TV를 보던 형이 나를 향해 눈을 돌렸다. 왜, 하고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형은 나랑 해보고 싶었던 거 없어?’‘…응?’‘해..
※ 썰 주제에 긴 글 주의.진짜 길어요 진짜. 내가 이 구역 요약하기 고자인듯 ㅡ 윤기와 태태가 사귈 때,그리고 태태와 헤어진 윤기가짐니와 다시 만나기까지ㅡ 같은 학교로 짐니가 온 걸 들었던 윤기. 그래도 '공대 건물이랑 예대 건물이랑은 머니까 괜찮아', '길도 다르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제발 마주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람. 태태에게서 심적으로 원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은 커지기만 했고, 그런 태태에게서 지쳐가고 있던 윤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짐니가 보고 싶지 않았음. 짐니를 보면 흔들릴까봐. 자기가 한 일엔 적어도 책임은 지고 싶었음. 근데 개강한지 얼마 안 되어서ㅡ3주쯤 지났을 때 등굣길에 말도 안 되게 짐니를 만남. 사람들 속에 둘러싸인 짐니를. 둘이 다 눈이 마주치자..
ㅡ윤기가 태태를 만나기 전,짐니와 사귀던 때부터짐니를 떠나기까지 뒷 이야기ㅡ 슘민이들은 잘 사귀고 있던 차에 권태기가 옴. 근데 예전에 지민이에게 먼저 권태기가 왔었음. 그때 짐니는 여러 사람들이랑 만나며 융기랑 다른 사람들을 저울질 했었고 그런 일 때문에 윤기는 많이 상처받았지만 지민이를 놓을 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견딤. 짐니가 방황하던 시기가 꽤 길었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짐니가 항상 집에 돌아온다는 거. 다른 사람을 만나도 결국엔 돌아온다는 거. 그걸로 안심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그렇게라도 짐니를 믿고 싶었음. 그런 윤기를 보며 처음엔 한심하기도 하고 이런데도 떠나가질 않으니 자기는 평생 윤기한테 잡혀사는 게 아닐까 벗어날 수 없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며 숨이 막혔던 지민이임. 그치만..
적도 10.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소파에 누워서 끙끙대다 어느 새 잠이 들었나보다.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에 놀라서 천천히 눈을 떴다. 설잠이 들었는지 몸이 찌뿌드드한 상태였고 머리는 여전히 아팠다. 현관에 형이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형은 놀란 눈치였다. ‘왜 여기서 자. 들어가서 안 자고.’ 몇 달 간 말을 못했던 사이 같은데 가볍게 말을 건네는 형이었다. 왠지 그게 속이 상해서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해 주고 싶었지만 몸을 일으키자 울려오는 머리에 흐으, 하는 신음과 함께 머리를 붙드는 게 먼저였다. 그러자 형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어디 아파?’ 하고 물었다. 나는 조금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체했어, 하고 대답했다. ‘언제부터. 약은 먹었어?’ 고개를 절레절레 ..
적도 09.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열대야가 계속되던 어느 여름 밤, 나는 무드등만을 켠 채로 침대에 누워 정국과 통화중이었다. 열어둔 창문으로 보이는 밤하늘의 달이 밝았다. - 우리 낮에 만나는 거 처음이죠?‘그런 것 같은데.’- 와, 너무 좋다. 저 지금 완전 신났어요.‘응, 목소리만 들어도 알겠어.’ 정국과 낮에 데이트를 해보기로 했다. 밤에만 만나 술과 섹스,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들처럼 밤거리를 헤매지 말고, 우리도 눈부신 햇빛 아래서 걸으며 남들처럼 해보기로 했다. - 나 교복 입고 나갈까요? 형도 교복이 좋아요?‘…아니, 별로 안 좋아.’- 왜요? 나 만났던 사람들은 교복 입으면 다 좋아했는데. 나 교복 입은 거 되게 예뻐요.‘그런 사람들 만나면 안 돼.’- 크하하, 형만 만나야겠네 그..
적도 08.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이렇게. 형을 보는 것만으로 또 흔들리니까 다른 사람에게까지 흔들리는 게 싫다는 거다. * 새벽 세 시. 비가 내리던 밤, 형은 거실 쇼파에 앉아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였다. 마치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같은 집에 살면서도 얼굴 본 지가 한 달도 넘은 것 같았다. 현관으로 들어서며 형을 보고 짧게 멈칫거렸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신발을 벗고 방으로 향했다. 형의 목소리가 들리기 ‘어디 갔다 와.’ …전까지는.발이 멈췄다. 내 의지가 아니었다. 형의 목소리에 잡아당겨지기라도 한 듯 우뚝 멈춰선 걸음에 가장 원망스러운 건 내 자신이었다. 곁눈으로 보인 건 걱정스러운 형의 표정이었다. 어떤 말로 다가가야 할까 고민하는 저 표정. 많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던..
적도 07.ㅡ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우리… 형제잖아.’ 철벅, 하고 심장이 떨어졌다. 나는 차려지지 않는 정신을 간신히 붙들고 말했다. ‘그럼 키스는 왜 했어…?’‘…….’‘키스는 괜찮아?’‘…태형아.’‘어디까지 괜찮아…?’ 형은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너 취했어, 하는 말로 형은 날 밀어냈다. 아니야, 아니야. 취해서만 그런 건 아니야. 형은 내가 얼마나 형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래. 형이 나한테 어떤 사람인지 몰래서 그래…. ‘아니야… 아니야아….’ 머릿속을 맴도는 수많은 말 대신 입으로 흘러나오는 건 아니야, 한 마디 뿐임에 답답한 건 나였다. 결국 형은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고, 난 그런 형의 어깨를 붙들고 형에게 입맞췄다. 형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필사적이..
적도 06.적도보다 뜨거웠던 너의 사랑이, 윤기 형으로부터는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미안한 건지, 이대로 그만하고 싶은 건지. 핸드폰만 신경 쓰이고 계속해서 잠금화면을 켰다 껐다 하게 된다. 나만 신경 쓰이나. 형은 왜 연락이 없는 거야…. 연락이 없은 지 이주일째가 되던 날, 형과 뭐라도 얘기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먼저 윤기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해가 중천에 뜬 시간인데도 한참 동안 전화를 받지 않기에 오기가 생겨 나는 받을 때까지 전화를 붙들고 있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두 번째 전화가 울리고 얼마 안 있어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 여ㅂ… 여보세요.‘형, 나야 태형이.’- 아, 태형아…. 아….‘지금 일어났어요?’- 어 지금 내가…. 내가 이따 다시 걸게. 일단 끊어봐. 미안해. 허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