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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도련님 시리즈 초안

몽블랑11 2017. 3. 10. 17:20

< 도련님 시리즈 >
w.몽블랑




1. 새로 고용된 집사 석찌 x 앞을 못 보는 도련님 짐니



지민이 되게 부잣집 도련님인데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라 부모가 애를 숨기려고 집밖에 내보내지를 않음. 얘네 형들은 사교계도 나가고 뭐 그런데 얘는 사람들이 존재조차 모르는 숨겨진 이 집안의 막내 도련님.



그렇게 집안에만 갇혀 살아서 세상물정 아무것도 모르고. 얘 부모가 워낙 마을에서 유지 뭐 이런 거여서 애한테 더 품위를 지키라고 고급지고 꽉 막힌 옷만 입힘. 그래서 짐니도 그런 것만 입음. 목까지 올라오는, 칼라로 꽉 막히고 정갈하게 똑 떨어지는 옷. 가정교사도 얘네 부모가 여럿 붙여서 문학이나 음악, 이런 거 되게 뛰어난데 자기네 집 문 밖 일을 하나도 모름.



애는 해맑고 착한데, 그냥 순하게만 자라서 정조관념이 없음. 집밖으로 나가본 적 없는 남자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기랴 싶었던 부모는 전혀 그런 일에 대한 경계가 없었고, 애는 그게 잘못된 줄 모르고 자람. 달라는 사람들한테 다 줌. 집안에 갇혀있고 외로우니까 사람 손 타는 거 되게 좋아하고 조금만 잘해주면 금방 매달려옴. 그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런 거 다 알아서 집안 식구들 몰래몰래 막내 도련님 침대로 끌어들이고 그럼.



그런 도련님이 자랄수록 색기가 넘치는 거. 분명 꽁꽁 싸매져 있는 것 같은 사람인데 붉은 입술이나 선하게 치는 눈웃음이나 이런 게 뭔가, 흘린다고 해야 되나. 암튼 그런 거. 생긴 거나 하는 거 보면 차마 ㅅㅅ 라는 단어조차 말도 한 번 안 해본 사람처럼, 설마 그런 단어라도 들으면 얼굴 확 빨개지면서 도망갈 거 같이 생겼는데, 실제로는 그 집안에서만큼은 알아주는 ㄱㄹ인 거. 그게 그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공공연한 비밀.


 
그런 집에 찾아들게 된 집사 석찌. 이전 집사의 사망으로 석찌를 고용하게 됨. 석찌는 이 집에 들어오면서 비밀을 지키겠다는 계약서를 썼는데 그게 알고 보니 이 집의 장님 도련님 때문이었음. 그러나 집주인도 모르는 이 집안의 진짜 비밀은 따로 있었음.



석찌가 처음 본 도련님은 이 집에 고용되고 첫날, 집을 익히려고 돌아다니다 정원사들의 숙소 구석에서 앙앙대며 정원사에게 안기고 있던 도련님. 문 사이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남창치고 이상하게 옷이 고급스럽다 생각했는데, 다음날 도련님이라며 소개 받은 게 어제 정원사 숙소에서 봤던 그 남창. 석찌 이게 뭐야, 하고 환장하는데 사르르 눈웃음치며 만나서 반가워요, 하고 고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짐니. 장님이라고 들었는데 마치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초점 없이 맑고 까만 눈동자를 가진 도련님은 어제의 모습과는 천양지차임. 도대체 어떻게 된 집안인가 싶은 어지러운 석찌.



2. 하인 정꾸 x 환락가 잡일꾼 태태


태형이는 진짜 어릴 때부터 색기가 넘쳐흐름. 링고 노래처럼 '애인데도 유혹 당할 수 밖에 없는 아이' 같은 그런 애. 엄마가 창녀였는데 그녀는 애 놓고 도망간 지 오래임.



어떻게 굶어죽지도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치이며 자랐는데 말도 느리고 애가 배운 게 없어서 좀 어리바리했음. 그런데 어릴 때부터 짓궂은 사람들이 손가락에 꿀 같은 거 묻혀서 애 입에 넣고 빨아, 이러면 쪼그만 게 제 있는 힘껏 정성을 다 해서 빪. 먹을 게 없으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웃으며 돈을 줌. 그럼 태태는 그걸 옷 속에 넣고 인사도 없이 도망감. 그런 애 뒷모습 보면서 사람들은 웃고. 태태는 손님들한테 그냥 그런 놀잇감이었던 거. 그리고 그렇게 용돈을 벌 수 있으니까 그 가게를 떠나지도 않음.



가게 주인은 태태가 그런 거 받을 때마다 일정 금액 가져가고, 태태는 또 그냥 그럼 그런가 보다 함. 저거 가져가면 자기한테 가게에서 나가라고 안 하니까. 가끔 남는 밥 있으면 '너도 먹어라' 하며 주기도 하고. 남자앤 건 알겠는데 예쁘장하게 생겼고, 애도 순해서 그냥 잡심부름 이런 거 시켜도 그냥 하니까 있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음. 그냥 원래 여기 있는 거 같은 애임. 기녀들이 애 머리 묶어가며 놀고 뭐 암튼 인형처럼 데리고 놀던 아이. 



기녀들이 여자들만 있는 곳의 단 한명의 남자니까 애한테 도련님(오봇쨔마)이라고 부르기 시작함. 그냥 별명처럼. 애기한테 우리 도련님 오늘 나랑 놀아요, 도련님 오늘 바빠요? 난 한가한데. 도련님 이리 와봐요, 귀여우니까 이거 하나 먹어요. 그리고 이것 좀 옆집 갖다줘요. 이런 거 장난치는.



그렇게 계속해서 기방에서 자라는 태태. 옷도 어깨나 목 같은 데 되게 하늘하게 잘 보이는 일본 기생 같은 옷만 입음. 그 주위 누나들이 얘 입으라고 그런 옷만 줘서. 근데 얘는 몸을 파는 게 아니라 거기서 잡심부름을 함. 기방 문화에 되게 젖어있고 익숙한데, 거기 뛰어든 적은 없는.


그런 태태가 어느 날 길에서 만난 정국이. 그 마을 부잣집에서 일하는 하인 정국이임. 심부름하러 가는 길인 정국이에게 (정꾹 기준)야시시한 웃음을 날리는데다 목덜미가 훤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어서 당황한 정국이는, 태태가 기방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역시 기생이구나! 하며 태태의 하룻밤을 산다. 그러나 태태는 기생이 아니었고 경험 따윈 1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던 거지. 돈을 주면 시키는 걸 다하는데 얘의 하룻밤을 산 사람은 정꾸가 처음.



+)

진짐+국뷔. +랩슈 할까말까 고민중. 까칠한 도련님... 좋다ㅠ

어쩌다 한 번씩 이런 거 쓰고 싶다. 2015년에도 형 시리즈라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도(...) 그것도 쓰는데, 단 두 편 쓰는데 두 달 걸렸는데 왜 또 이러고 있을까 ㅠㅠ ㅋㅋㅋㅋ 거기다 이상하게 같은 시리즈를 짜면서 1편은 유럽의 오래된 시골 저택을 생각하고 2번은 일본의 기방을 생각함; 이야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상상력!

아무튼 이거... 쓰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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