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 같은 나도

[슙민/국뷔] 인어공주 이야기 07. 본문

슙민국뷔 : 인어공주 이야기 (完)

[슙민/국뷔] 인어공주 이야기 07.

몽블랑11 2016. 11. 25. 18:58

[슙민/국뷔] 인어공주 이야기 07.





하루를 꼬박 앓고 난 다음, 다음날이 되고서야 다인을 마중 나가는 것에 허락을 받은 지민이 신나게 옷을 챙겨 입는다. 지난 번 지민이 호되게 앓은 후 윤기가 어린이집에 전화를 했는지, 이번엔 전화가 오면 다인을 데리러 가라는 윤기의 말이 있었다. 윤기는 어제와 그제 집에 있더니만 밀린 업무처리를 위해 아침부터 안전가옥을 비운 참이었다.



다인이 올 시간이 다가오자 지민은 시계와 제 핸드폰만 뚫어져라 바라본다. 평소보다 조금 늦는 것 같아 ‘언제 전화해 주는 거야….’ 하고 시계를 보며 투덜거리기도 한다. 다인이 원래 오던 시간에서 10분쯤 지났을 무렵, 지민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 네. 다인이 보호자 분 되시죠? 저 다인이 어린이집 선생님입니다.

“네! 지금 집 앞으로 나가면 되나요?”

- 예, 지금 나오시면 되는데 저희가 골목 입구에 택배 차가 있어서 지금 차량이 못 들어가고 있거든요. 혹시 이쪽으로 나와 주실 수 있으세요?

“어어… 그래요…?”



목소리가 남자인 것이 이번에도 항상 다인을 집으로 데려다 주던 태형인 모양이었다. 지민은 혼자 골목으로 나가도 괜찮은 걸까, 하고 생각했다. 다인을 데리러 나가는 집 대문, 그 이상으로 절대 벗어나지 말라는 윤기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머뭇거리는 지민에 태형은 ‘멀진 않은 곳인데. 제가 길 알려드릴 테니까 전화 끊지 마시고 제가 말씀 드리는 대로 찾아와 주시겠어요?’ 하고 물었다. 결국 지민은 ‘예, 알겠습니다.’ 하고 집을 나선다.



어느 길을 따라 어느 쪽으로 꺾고, 하는 태형의 말을 들으며 지민은 자신이 이 동네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새로 깨달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할 때는 윤기의 차로 이동했고 아니면 집에만 박혀 있었으니 당연할지도 몰랐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길을 지나왔는지 감도 오지 않을 쯤이 되어서야 태형이 말한 택배 차가 보였다. 그의 말 대로 차가 골목 입구를 꽉 막고 있어 저 정도면 어린이집 차가 못 들어올 만도 했다. 아니 이 택배 차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건을 운송하길래 이렇게 오래 서 있지?



지민이 아무런 의심 없이 택배 차 뒤로 돌아선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손수건으로 그의 코와 입을 막는다. 숨으로 들어오는 약품 향기에 지민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챘지만 이미 제 자신의 몸에 힘이 쭉 풀어진 후였다. 의식을 잃기 전 차 뒷좌석에 던져지며 보인 건, 저와 같이 몸에 힘이 풀려 축 늘어진 다인의 모습이었다.



*



“…어어!”



제 팔꿈치에 쓸려 바닥으로 떨어지려던 거울을 손으로 잡아채려던 윤기는 결국 놓치고 말았다. 쨍, 하고 깨진 거울에 비치는 제 씁쓸한 얼굴을 바라보며 윤기는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거울 깨지면 재수가 없다던데…. 원래 미신을 전혀 믿지 않는 윤기였지만 잡으려던 걸 놓쳐서인지 오늘은 왠지 기분이 나빴다. 인상을 찌푸린 윤기가 에이, 하고 거울을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는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윤기는 오늘까지 올릴 조서를 위해 다시 앞의 피의자에게 집중한다. 그러나 더러워진 기분과 알 수 없는 오한은 어쩔 수 없었다.



*



지민이 눈을 뜬다. 익숙한… 아니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는 어디인지, 왜 이런 데 누워있는지 눈을 깜빡이던 지민이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을 떠올리고는 화들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 일으키려고 했다. 캉, 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제 손목이 걸리는 소리에 지민이 제 침대 머리를 쳐다본다. 줄이 긴 수갑이 침대머리와 자신의 두 손목을 연결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넋이 빠져 털썩 누웠는데 누운 시야로 누군가 걸어 들어오는 게 보인다.



“…선생님…?”

“지민 씨. 정신이 들어요?”



태형이었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눈에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심되는 마음에 눈물이라도 금방 울컥 날 것 같았다.



“선생님, 저 아까 다인이 데리러 갔었는데,”



까지 말하던 지민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 말이 느려진다. 선생님이 저렇게 익숙하게 부를 정도로 제 이름을 알던가? 그러고 보니 분명 자신과 통화하던 건 태형이었고, 길을 알려준 것도 태형이었다.



“어떤 차에… 납치를 당해서….”



택배 차 뒤로 오라던 그의 말을 기억하는데. 그럼 제 입과 코를 손수건으로 막은 건….



“네. 어디 아프신 곳은 없으시죠.”

“…선생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태형을 바라보는 지민의 눈에 한숨을 내쉰 태형이 ‘전 선생님이 아닙니다.’ 하고 말했다.



“그럼… 그럼요?”

“지금 여기 기억 안 나십니까.”



그 말에 지민이 힘들게 몸을 일으켜 방을 둘러본다. 널따란 방에 깔린 고급스러운 카펫. 커다란 침대와 협탁. 무거워 보이는 문. 혼란스러워 보이는 지민의 표정에 태형이 ‘이렇게 하면 더 잘 알아보실 것 같은데.’ 하고 조명을 바꾼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둠이 쏟아진다. 빛이라고는 출입구 근처의 어둡고 붉은 조명 하나가 전부인, 이 공간.



“…아.”



꿈. 꿈에서 봤던 바로 그곳이었다. 죽음이 더 자유로울 거라 생각할 정도로 지민을 외롭게 만들었던 그 공간. 그래, 이 익숙한 향기도. 그리고 같은 향기를 품은… 김태형. 이제 떠올랐다. 그는 유치원 선생님이 아니었다.



“당신… 김태형, 당신…!!”

“제가 기억이 나셨나 봅니다.”

“도와줬잖아. 내가 나갈 수 있게 도와줬었잖아!”

“그랬었죠.”

“그런데… 그런데 왜…?”

“지금은 지민 씨가 여기 계시길 원하십니다.”



누가…? 하는 질문을 뱉으려던 지민의 입술이 멈춘다. 김태형. 그리고 그가 충성을 다하는 그의 보스, 전정국. 태형의 말에 빠진 주어는 분명 정국일 것이었다. 전정국…. 지민은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들에 머리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머리를 누가 잡고 쪼개는 듯한 통증에 제 머리를 붙들고 쓰러지는 지민에 태형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으흐… 아파… 아파…!!”

“지금 당장 와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박지민이 기억이 돌아오는 것 같은데 상태가 이상합니다.”

“아흐윽…!”



정신을 잃었던 지민이 눈을 다시 뜬 건 그로부터 40분쯤 후였다. 눈을 뜨자 태형 외에도 자신의 아는 얼굴이 하나 더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전혀 반갑지가 않았다.



“…선생님은 진짜 선생님 맞죠…?”



기운 빠진 목소리로 석진에게 묻는 지민에 그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피식 실소를 흘린 지민이 석진에게 묻는다.



“이 사람들이랑 한 편이었어요…?”

“…….”

“처음부터…?”

“첫 면담이 끝나고 전정국한테 전화가 왔었어.”

“…협박 받았어요?”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고 링거액의 양만 조절하는 석진의 모습에 ‘맞구나….’ 하고 지민이 중얼거린다. 그런 게 정국이 하는 방식이었으니까.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럼 형사님한테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선생님 혹시 다인이… 김태형! 김태형!!”



갑자기 놀란 목소리로 지민이 태형을 부르자 태형이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지민의 앞에 나타난다.



“다인이는. 다인이는 어디 있어.”

“민윤기 씨 따님이라면 다른 방에서 잘 쉬고 계십니다.”

“다인이는 왜 납치한 거야. 아무런 상관도 없잖아!”

“상관은 없지만 필요가 있으니까요.”



냉정한 태형의 말에 지민은 얼이 빠져 허탈한 숨을 내쉬다 바락 소리를 지른다.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아?! 며칠 동안 애들을 돌보고도, 죄책감도 없어?!”

“애들을 돌보는 것도 저에겐 똑같은 일이었습니다.”



결국 태형에겐 아이들과 있던 것도 이 납치극의 연장선이었을 뿐이라는 말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래….”



지민이 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다인을 기다리고 있을 윤기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 가볍게 반주를 하며 딸 키우면 어떠냐는 지민의 질문에 다인의 이야기를 하던 윤기의 말이 떠오른다.



‘그냥… 그냥 내 인생의 전부지, 걔가. 그냥 민다인 때문에 사는 거야. 솔직히 이전 마누라랑 싸우기도 엄청 싸웠는데, 이제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어. 근데 딱 하나 고마운 게 있는데 그게 나한테 다인이 기를 수 있게 해준 거. 그거.’


‘형사 일이라는 게 사실 좋은 걸 보고 사는 직업은 아니잖아. 근데 어쩌다 일찍 집에 돌아가면 걔가 쪼르르 뛰어나온단 말이야.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게 아빠아아, 하면서. 그럼 세상 천지 그만한 보상이 없어. 그러면 웃으면서 안아주는 거야. 애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냥 안 안아주면 견딜 수 없게 예쁘니까.’


‘걔 없으면… 못 살지. 걘 나 없이 살아도 난 걔 없으면… 못 살 거 같아.’



머릿속을 지나가는 윤기의 목소리에 지민이 제 머리칼을 움켜쥔다. 무겁게 온몸을 눌러오는 죄책감에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



불이 다 꺼진 사무실에 혼자 남아 눈에 핏발이 선 채 컴퓨터를 들여다보던 윤기가 책상 위의 서류를 쓸어버리고 말았다. 속에서 열이 뻗쳐 견딜 수가 없었다. 단서가 남아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숨을 몰아쉬던 윤기가 털썩 제 의자에 주저앉아 제 머리를 쓸어 올렸다.



“하아….”



처음엔 뭐라도 남아있을 줄 알았다. 다인의 어린이집에서는 태형과 다인이 함께 사라졌다고 했고, 그 이후로 지민도 사라졌으니까. 그러면 태형에 대한 개인 기록도 있을 것이고 안전가옥 주위엔 CCTV가 많았으니 어떤 차를 타고 떠났는지, 어디로 도주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태형에 대한 기록은 모두 위조된 기록이었다. 진실인 게 없어 이젠 그의 이름마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지민이 전화를 받고 어딘가로 나갔는데, 그 골목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데다 커다란 택배 차만 CCTV의 끄트머리에 찍혀 있었다. 지민이 택배 차 뒤로 사라진 것, 그것이 CCTV 기록의 끝이었다.



지민이 사용하던 핸드폰과 태형이 사용하던 핸드폰은 모두 납치 직후 해지되어 전화 기록도 문자 기록도 확인이 불가능했다. 혹시나 하는 희망에 석진에게도 가보았지만 석진은 모르겠다는 말뿐이었다. 며칠 째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사방팔방 뛰던 윤기는 국과수에 의뢰했던 어린이집에서 받아 온 태형의 지문 기록을 답장을 확인하던 중이었다.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러나 모니터에 나온 결과는 ‘없음.’ 위조지문을 썼든지, 아니면 태형이 대한민국 호적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든지, 둘 중 하나였다. 그보다 중요한 건, 윤기가 그들에게 닿을 길이 끊어져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



이제 무얼 해야 할까. 뭘 해볼 수 있을까. 윤기는 제 손에 잡히는 게 없음에 몸부림을 쳤다. 애초에 다인을 이 사건에 끌어들이지 않았더라면. 제 딸은 아무런 죄도 없는 사건 외부인일 뿐이었는데. 이 사건 현장에 끌어들이고 만 건 제 판단이었다. 멍청하게도, 이렇게까지 아무 일이 없으면 사실 지민은 사건과 별 상관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무르게 생각했다. 아이가 떠나 텅 빈 마음에 죄책감이 끝없이 밀려든다.



지민은, 지민은 뭘까. 납치된 건지 제 발로 떠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CCTV에 지민이 전화를 받는 장면엔 발신자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어린이집 선생님.’ 태형이었다. 태형의 전화를 받고 나간 지민. 태형과 통화하며 집 대문에서 머뭇거리다 결심한 듯 대문 밖으로 나선 그는, 그렇게 대문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말해 두었는데도 발걸음을 떼어버린 그는, 어떻게 된 걸까. 윤기는 지민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지민이 옆에 있어서 다인이 조금이라도 안전할 수 있다면… 제발 그럴 수 있다면.



지민은 이제 윤기에게 있어서 다인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사람이었다.



*



지민은 식사를 벌써 몇 끼 째 고사하고 있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곳으로 온 후 먹은 게 없었다. 다인을 보게 해달라는 말과 정국을 만나게 해달라는 말, 이 두 가지를 태형은 귀가 먹은 듯 전혀 듣지를 않았다.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도 태형은 방 밖으로 나가지도 않으면서 전혀 들었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 태형의 태도에 기가 질린 지민이 그 다음으로 택한 것이 바로 단식이었다. 침대에 누워 벽만 본 채 꿈쩍도 하지 않는 지민에 이번에도 태형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식 4일째가 되자 얘기는 달라졌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던 지민이 잠에서 잘 깨질 못하고 잠을 드는 것도 아닌 상태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태형은 석진을 다시 데려왔다. 석진은 며칠 만에 본 지민이 생각보다 너무 피폐해져 있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른 입술과 하얗게 뜬 얼굴, 이전보다 날카로워진 얼굴선과 가늘어 보이는 팔목 같은 것들에 석진은 저도 모르게 지민의 이름을 불렀다.



“지민아.”

“…….”



지민은 석진을 보고도 천천히 눈만 깜박일 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석진은 지민이 이렇게 된 데에는 제 탓도 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며칠 전 윤기가 왔다갔을 때에도 모른 척 했던 자신이었기에 더 그랬다. 잠시 간 지민을 진찰한 석진이 진단한 병명은 간단했다.



“영양실조네요. 영양제 놓으면 좋아지겠지만… 아시죠. 이걸로 나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링거 부탁드립니다.”



태형의 말엔 그리 망설임이 없었다. 석진은 씁쓸한 얼굴로 링거액을 꺼내 바늘을 연결하고는 주사기로 지민의 손등에 주사를 놓으려 한다. 그런데 석진이 지민의 팔에 링거를 꽂으려 하자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지민은 석진을 세게 밀어버리고는 수갑으로 묶인 두 손으로 링거액을 들어 바닥으로 던져 버렸다. 퍽, 소리와 함께 링거 병이 조각이 되어 바닥으로 흩어지고 바닥에 깔린 카펫을 적신다.



“이딴 거… 하지 마…!”



지민의 다 쉰 목소리에 석진의 움직임이 멈춘다. 그러나 태형은 가차 없었다.



“제가 박지민 잡고 있을 테니 링거 놓으시죠.”

“한 번 더 나 건드리면,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어버릴 거야.”

“혹시 수면제나 이런 거 없습니까?”

“…있습니다….”

“하지 말라고 했어…!”

“그럼 그거 먼저 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발버둥을 치는 지민의 명치를 힘껏 내려친 태형의 팔로 통증에 정신을 못 차리는 지민이 스러져 내린다. 팔에 안기듯 쓰러진 지민의 몸을 침대에 눕힌 태형은 부들부들 떠는 그의 하얀 팔뚝을 걷어주었다. 지민은 제 배로 꽂힌 고통에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는 신음소리에 입술을 깨문다. 제 팔뚝에 꽂히는 링거 주사를 보면서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인다. 약에 취해 정신을 잃어가며 지민은 제 자신이 증오스러울 만큼 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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