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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 같은 나도
2017. 01. 09. - 2017. 02. 02 국뷔 고전물. 혼자였으면 참 막막했을 글. 마음만큼 글이 나오지 않던 것을 댓글로 둥가둥가(?) 해주신 분들 덕분에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글입니다. 여전히 아쉬움도 많고 더 잘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욕심이고 미련이라 생각하렵니다. 처음 쓰는 국뷔 고전물이라 생각보다 그 문체가 수월하게 써지지 않아서 초반에 고전했어요 ㅋㅋㅋㅋ 뭐... 사실 어떤 장편이든 처음은 항상 어려운 거 같긴 하지만요.
(253kb) 2015. 10. 14 - 2015. 11. 21. 조직물 / 형사물. 처음엔 일드 도쿄dogs를 보다가 저거 재밌겠다, 해서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아마 비슷한 부분도 비슷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거예요. 드라마는 보다 말아서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드라마 너무 쫓아갈까봐 3화까지 보고 안 봤나 그렇거든요ㅠㅠ 이제 다시 볼 수 있을 듯ㅋㅋㅋ 이거 쓰면서 하도 여러 가지에 다시 발려서 (예를 들어 화양연화 pt.1 컨셉포토라든지, 컨셉포토라거나, 컨셉포토 같은 것들..) 좋았습니다ㅠㅠㅠ
[국뷔] 늦게 피는 꽃 13. (完)w.몽블랑 * “태자전하! 전하…!” 누군가 대전으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대전 앞을 지키는 환관이었다. 저 사람이 그리 서두르는 것을 본 적이 없던 터라 태자는 희한하다 생각하며 무슨 일이냐, 하고 물었다. “만화전에 수상한 자가 들었다 하옵니다!”“수상한 자라니.”“그게… 저….” 환관의 답답하기 그지없는 머뭇거림에 태자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 하고 낮은 목소리로 인상을 쓰며 되물었다. 그러자 환관은 더듬더듬 제가 할 말을 꺼내놓았다. “만화전 마마를 겁탈, 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뭐라.”“만화전 마마를, 겁ㅌ….” 태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앞도 뒤도 묻지 않는 태자의 눈빛이 형형해서 환관은 저도 모르게 몸을 ..
[국뷔] 늦게 피는 꽃 11.w.몽블랑 ※ 수위 있습니다. * 궁 안이 음산했다. 남사당패가 서태후를 극에 올렸다는 소문이 쫙 퍼지고, 그로 인해 피를 볼까 궁인들은 위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 피를 말렸다. 그러나 의외로 궁인들이 주시하는 두 사람은 조용했다. 태자도 태황태후도, 그리 어떤 일을 벌일 것 같이 행동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궁인들만 알쏭달쏭해질 뿐이었다. 과연 이 평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지, 아니면 무언가 뒤에 숨어있지 않을까 여전히 지켜보며 살아야 하는지. 그들을 가장 최측근에서 지켜보는 이들 또한 알 수 없었다. * 태형이 밥을 먹지 못한다는 소식이 태자의 귀로 흘러들어간 것은 남사당패가 그 소란을 벌이고 이틀쯤 지난 뒤였다. 태자는 그날 바로 정무가 끝난 뒤 만화전을 찾았다...
[국뷔] 늦게 피는 꽃 10.w. 몽블랑 * 사당패가 끌려 간 감옥은 방이 여러 개였다. 정국은 그 중 가장 구석진 독방에 갇혔다. 다른 감옥의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외따로 떨어진 방이었다. 정국은 공중에 두 팔이 묶여 독한 매질을 당했다. 가는 회초리가 반복적으로 같은 곳을 때리며 살갗을 터뜨리고, 그곳을 다시 때리는 두꺼운 매질에 신음조차 나오지 않아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러다 한계치를 넘긴 고통에 정신을 잃으면, 한겨울의 우물물을 철썩 정국의 몸을 향해 갖다 부었다. 그에 정신이 들면 얼어붙은 온몸이 와작, 소리를 내며 깨질 것 같이 느껴졌다. “네 이놈, 한 나라의 황실을 능멸한 죄가 무엇인 줄 아느냐!”“무ㅅ… 무슨 말입니까, 그게….”“네 놈이 한 짓이 황실 능멸이..
[국뷔] 늦게 피는 꽃 09.w.몽블랑 * 꼭두쇠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국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그의 술주정이었다 생각하면 그만일 법도 했지만, 그날 이후로 단원들 몇몇은 자기들끼리 모여 수군거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단원들도 있는 것 같았으며, 극이 시작되기 직전 즈음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단 한 사람, 정국을 제외하고는. 정국은 패 내에서 이렇게 소외감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다들 무엇에 대해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데, 절대로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았다. 꼭두쇠가 일전에 제게 말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였지만, 그것만 갖고 정국 혼자서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정국은 무슨 일이 있는 건..
[국뷔] 늦게 피는 꽃 07.w.몽블랑 * 쭈그려 앉아 한참을 울던 태형은 그제야 정국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깨닫고는 옆에 같이 쭈그려 앉아 제 등을 토닥여주던 정국을 향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국아, 여기 있으면 안 돼.”“왜?”“사람들에게 들키면 큰일 날 거야.”“너랑 같이 있으면 되잖아. 네가 여기 주인 아니야?” 정국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정국의 말에 틀린 부분은 없었지만, 태형은 어찌 설명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이 태자의 후궁이며, 후궁은 다른 남자와의 접촉이 금지되어 있음을 어찌 설명해야 좋을까. 이미 자신은 다른 이의 사람임을, 어떻게 말해야 좋단 말인가. 태형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자 곤란해 하는 태형의 눈을 빤히 바라보던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
[국뷔] 늦게 피는 꽃 06.w.몽블랑 * 늦은 밤, 태황태후의 곁으로 은밀하게 다가온 무녀가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가 태황태후의 가까이로 다가갔지만 주위엔 태황태후의 심복뿐 아무도 없었으며, 심복 또한 그녀가 태황태후의 귓속말을 속삭일 만큼 가까이 다가가도 막지 않았다. 오히려 주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세웠다. 무녀가 태황태후에게 무어라 중얼거리자 태황태후의 낯빛이 잿빛으로 변했다. 놀란 듯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던 태황태후는 간신히 그리고 어렵게 말을 뱉는다. “…어쩌면 좋겠느냐. 막을 수 있느냐.”“마마, 이런 일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정해준 운명이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그러면 어찌해야 좋단 말이냐. 방법이 없다는 말을 할 거라면 내..
[국뷔] 늦게 피는 꽃 05.w.몽블랑 * 태형이 대전에 든 것은 처음이었다. 늦은 밤이었기에 태자의 침실로 들려했던 태형은, 아직 태자가 퇴청하지 않았다는 환관의 말을 듣고 대전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전에 태형이 나타나자 환관과 궁인들은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곳에 나타난 것이 그 소문이 자자한 ‘만화전 마마’여서도 그랬으며, 실제 나타난 모습이 소문에 버금갈 만한 월궁항아의 자태를 지니고 있어서도 그러했다. 태형 또한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조금 머뭇거리고 있었다. 넋을 놓고 있던 환관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의아한 표정을 띠었다. 후궁이 대전까지 나타날 일이란 게 그다지 없는 까닭이었다. “마마, 늦은 밤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태자전하를 뵙고 싶었는데, 여기에 계시다 하여…...
[국뷔] 늦게 피는 꽃 04.w.몽블랑 * 태자는 그 밤 내내 태형을 괴롭혔다. 무언가를 잊으려는 듯, 혹은 누군가를 괴롭히려는 듯, 아니면 괴로운 듯, 악에 받쳐 움직였다. 말할 힘도 없는 태형이 목이 쉰 소리를 하며 그저 생리적 반응에 의해 바르작거릴 때까지 그는 태형을 놓아주지 않았다. * 까무룩 잠이 들어 새벽에 문득 잠을 깬 태형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공간은 고요했고 어슴푸레한 빛만이 동이 트고 있음을 알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확인하자 잠든 태자가 보였다. 잠이 든 상태에서도 긴장을 놓지 않는 사람처럼 똑바로 잠들어 있었다. 태형은 잠이 든 그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참으로 보고 싶은 사람과 많이 닮았다. 닮은 것이 아니라 똑같았다. 그 사람이라 한대도 믿을 것 같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