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 같은 나도
[국슙 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09.w.몽블랑 * 고요한 밤이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듯한 그런 밤. 풀벌레 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을 가장한 그 밤에, 궁의 한 구석에서는 밖에선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윤기의 머리채를 쥐어 잡은 채, 정국은 선 채로 제 것을 뿌리 끝까지 밀어 넣었다. 목 끝에 닿는 정국의 것에 바들거리며 제 구역질을 버티던 윤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컥, 크흑… 쿨럭, 하고 기침을 뱉어냈다. 그와 함께 정국이 몸을 빼내고 윤기의 입술 아래로 늘어지는 타액을 손으로 슥 닦아냈다. 눈에 맺힌 눈물 또한 닦아내는 정국의 손길이 다정하기 그지없었다. 얼굴이 대충 정리되자 정국을 받아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엎드리는 윤기를 보는 정국의 눈이 만족감에 ..
[국슙 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08.w.몽블랑 * 제 신분을 밝힌 남준의 말에 석진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무비사 정랑께서 여기까진 무슨 일이십니까.”“아. 다름이 아니라, 이번 특별 경연 행사에 저희 병사들이 참석하게 되었는데 행사 진행 일정과 일시가 궁금하여 찾아왔습니다. 예조 관할이라 들었는데 정확히 어디 여쭈어야 하는지 몰라 이렇게….”“그 일이라면,” 석진도 얼마 전 들은 이야기였다. 실무 담당이 어디 좌랑이었던 것 같은데, 누구셨더라…. 잠시 후 누군가가 떠올랐는지 석진은 아, 그분이시라면, 하고 말을 꺼냈다. 그런 석진의 말을 남준은 꽤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자르며 들어왔다. “데려다 주시면 안 될까요?”“예?”“예조는 처음이라서요.” 석진이 눈을 깜빡인다. 눈동자가 따뜻한 갈색이었다...
[국슙 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07.w.몽블랑 ※ 국민 수위 조금 있습니다. * 주상전하께서 납셨습니다, 하는 궁녀의 말에 대군을 안고 있던 지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국이 교태전 안으로 걸어들어 오는 게 보여, 지민은 놀란 얼굴로 궁녀에게 아이를 넘겨주고는 정국을 향해 예를 올렸다. “전하께서 오실 줄 모르고….” 지민은 제 머리며 차림을 급하게 매만졌다. 오늘 아무것도 꾸민 것이 없었다. 오늘 아침도 몸을 꾸며주는 궁녀들이 지민에게 이런 것 저런 것을 대보았지만,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정갈하게만 묶인 머리와 단정하기만 한 옷이었다. 입술연지 하나 묻히지 않았다. 지민은 제가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했다. 오랜만에 저를 찾은 지아비에게, 조금이라도 예뻐 보여도..
[국슙] Behind DADDY 04.: 민윤기, 전정국 그 뒷이야기w.몽블랑 *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다. 지민이 무언가를 착각했겠지, 하고 넘겼다. 윤기가 지금 조금 불안해 하기는 해도, 자신이 곁에 있으면 언젠가 윤기도 괜찮아질 거라고, 지금 윤기는 서서히 괜찮아지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정국은 믿고 있었다. 정국은 복학을 했다. 수업이 없으면 칼 같이 집에 왔다. 윤기는 공강 시간마다 집에 오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지만 정국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대디랑 있는 게 더 좋아요. 정국의 말에 윤기는 힘없이 웃었었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되고 과제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정국은 조별 과제로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시간이 늘었다. 집에만 붙어 있는 윤기가 신경 쓰여 윤기에게도 밖에 나갈 것을 ..
[국슙 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06.w.몽블랑 * 입궁하는 박 대감의 발걸음이 거칠었다. 그는 곧바로 교태전으로 향했다. 이번 지민의 주기에 정국이 교태전을 찾지 않았다 하였다. 어의와 호위가 꽤나 왕에게 강력하게 얘기했던 것 같았으나, 정국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고. 중전의 아비로서, 그리고 이 나라의 중신으로서 자존심도 상했고 속도 상했다.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불편한 얼굴로 교태전에 들자 박 대감이 올 줄 몰랐던 지민이 놀란 얼굴로 그를 맞았다. 아버지, 하고 부르는 지민과 고개를 숙이는 태형을 포함해 올리는 인사를 모두 무시한 박 대감은 지민을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뱉었다. “중전마마, 잠깐 저와 하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네….” 방에 들어가자 침통한 얼굴의 박 대..